[경향신문] "운동은 심장뿐 아니라 온 몸이 같이 뛰고 있는 걸 느끼는 것, '살아 있음'의 가치를 느끼는 것"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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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과 ‘위밋업스포츠’(Wemeetup Sports)이 함께 하는 콘텐츠 [언니네 체육관] 타이틀

경향신문과 ‘위밋업스포츠’(Wemeetup Sports)이 함께 하는 콘텐츠 [언니네 체육관] 타이틀

“여자를 지켜주는 두 가지가 뭔지 알아?” 아는 언니가 물었다. “뭘까?” 잠시 뜸을 들였더니 언니가 말한다.

“돈과 근육.”

명언이다. 일과 여가, 생활과 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지치지 않고 가기 위해선 돈이 전부가 아니다. 건강한 몸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도 근육을 키우고, 지방을 태우며 체력을 만든다. 운동은 중독이 된다. 몸의 변화를 느끼면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 내가 내 몸에 하는 투자. 이만 한 가치 투자가 또 있을까. 좋은 것을 혼자만 할 수 없어 옆에 있는 동생을 보며 묻는다. “○○아, 여자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두 가지가 뭔지 아니?”

행복한 삶을 목표로 한 ‘운동하는 여성들의 서사’는 다이어트를 넘어 근육 손실을 방지하고, 벌크업을 하며 생존하기 위한 것으로 달라졌다. 각자 다른 운동의 재미도 찾아간다. 코어 근력을 집중적으로 단련하기도 하고, 상대와 부딪치는 격투기로 지구력을 키우거나 축구와 농구처럼 팀플레이가 좋은 사람도 있다.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쓴 김혼비 작가의 말처럼 “‘보여지는 몸’에서 벗어나 ‘기능적인 몸’으로서 나의 몸을 감각”하게 된 여성들의 운동 담론은 다양해졌다.


경향신문은 ‘위밋업 스포츠’(Wemeetup Sports, 이하 위밋업)와 여자들의 운동 서사를 공유하기 위한 기획 시리즈 ‘언니네 체육관’을 시작한다. 운동하는 삶을 살았고, 여전히 운동을 사랑하는 선수들이 운동하는 것을 망설이는 여성들에게 몸을 쓰며 땀 흘리는 행복에 대해 말한다. “여자는 근육! 운동합시다.”

“‘내가 살아있구나’ ‘심장만 뛰는 게 아니라 온몸이 같이 뛰고 있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 폐가 아플 정도로 뛰었을 때죠. 모든 운동, 스포츠의 매력이죠. ‘살아 있음’. 그것의 가치를 느끼는 것.”

축구 선수에서 축구 심판을 거쳐 지금은 대한축구협회 경기감독관인 ‘위밋업’의 김재희씨(35·전 여자축구 선수)는 운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위밋업’은 은퇴한 여자 운동선수들이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평생 운동만 했던 이들이 운동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여성들에게 숨이 턱까지 차도록 뛰고 움직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운동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감정은 희열이에요. 온몸에서 땀이 빠졌을 때, 사우나를 가면 ‘시원하다’고 하잖아요. 그 정도는 비교할 수도 없는 뿌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요. 이 감정을 말로는 정확히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요.” 신한은행 에스버스 여자농구팀에서 선수로 13년간 뛰었던 김연주씨(34·전 여자농구 국가대표)도 같은 말을 했다.

지난달 12일 한 자리에 모인 선수들은 자신의 종목에 대한 강렬한 애증을 쏟아냈다. 선수로서 운동을 했고, 지금도 운동을 사랑하는 언니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양수안나 위밋업스포츠 대표(송파구여성축구단 코치·42) = 은퇴한지 너무 오래됐지만, 축구했던 사람이고요. 지금은 생활축구 코치를 하고 있습니다.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전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상비군·42) = 저도 은퇴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 오래됐네요. 지금은 위밋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민경 전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선수(35) = 은퇴한 지 2년 정도 됐습니다. 위밋업의 GK(골키퍼) 강사를 맡고 있습니다.

김연주 = 농구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은퇴한 지 2년이 안 됐어요.

이은미 주짓수 현 국가대표 선수(금호와이어 주짓수·31) = 주짓수 국가대표 이은미 입니다.

김재희 =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 선수였는데 대학교 때는 태권도를 했습니다. 10년 간 축구 심판 생활도 했고, 지금은 경기감독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위밋업의 말단 사원입니다.(웃음)

은퇴한 여성 운동선수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 ‘위밋업스포츠’는 평생 운동만 했던 이들이 운동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여성들에게 숨이 턱까지 차도록 뛰고 움직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밋업’의 양수안나 대표, 신혜미 대표와 ‘위밋업’에서 골키퍼 강사를 맡고 있는 전민경 전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선수가 운동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동미 기자

은퇴한 여성 운동선수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 ‘위밋업스포츠’는 평생 운동만 했던 이들이 운동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여성들에게 숨이 턱까지 차도록 뛰고 움직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밋업’의 양수안나 대표, 신혜미 대표와 ‘위밋업’에서 골키퍼 강사를 맡고 있는 전민경 전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선수가 운동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동미 기자

은퇴한 여성 운동선수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 ‘위밋업스포츠’는 평생 운동만 했던 이들이 운동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여성들에게 숨이 턱까지 차도록 뛰고 움직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밋업’에서 강사를 맡고 있는 김연주 전 여자농구국가대표 선수와 이은미 주짓수 현 국가대표 선수, 김재희 대한축구협회 경기감독관이 운동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동미 기자

은퇴한 여성 운동선수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 ‘위밋업스포츠’는 평생 운동만 했던 이들이 운동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여성들에게 숨이 턱까지 차도록 뛰고 움직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밋업’에서 강사를 맡고 있는 김연주 전 여자농구국가대표 선수와 이은미 주짓수 현 국가대표 선수, 김재희 대한축구협회 경기감독관이 운동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동미 기자

운동을 잘하고 싶은데 몸이 마음처럼 잘 움직이지 않는 여성들도 있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왜 몸 쓰는 것이 어색할까요.

신혜미 = 안 해봐서 그렇죠. 공도 차봐야 차는 느낌을 알고, 몸도 굴려봐야 구르는 느낌을 알아요. 땀을 흘려 보지 않고는, ‘숨이 찬다’는 느낌을 이야기할 수 없어요.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내 몸을 바라 보겠어요. 신체 활동은 말로 하기 힘들죠. 많이 해보세요!

양수안나 = 아직도 학교 체육 수업에선 여학생은 피구, 남학생은 축구로 나뉘어져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운동을 했으면 어른이 돼서도 두려움이 없었을 거에요. 그런데 어른이 돼서야 다시 몸을 움직이려니 힘든 것 같아요.

김연주 =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농구를 가르치는데, 남학생은 한 두명이 안 하려고 한다면 여학생은 한 두명만 하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싫다고 했던 친구들도 결국은 다 배웠어요. 해보면 학생마다 다른 즐거움을 알아가거든요. 친구랑 (경기)하는 게 즐거운 아이도 있고, 못했던 것(기술)이 결국 돼서 즐거운 아이도 있어요. 경쟁을 즐기는 경우도 있죠. 다른 종목도 그래요. (많은) 경험을 해보면 많은 선택지가 생깁니다.

운동이 온 몸에 땀이 나고 숨이 차는 것이 희열이라면, 운동을 망설이는 여성들에게 이 감정을 ‘영업’해주세요.

김재희 = 스포츠를 이해하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전혀 달라요. 폐가 아플 정도로 뛰어봐야 ‘살아있구나’, ‘심장만 뛰는게 아니라 온 몸이 같이 뛰고 있구나’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모든 스포츠의 매력은 그거죠. ‘살아있다는 것’의 가치를 느끼는 것. 영어를 공부해서 시험을 잘 보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외국인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면 그 이상의 쾌감이 있잖아요. 해보지 않았을 땐 ‘난 취미가 없어’, ‘그거 재미 없어’라고 할 수 있어요. 저도 대학 때까지 공부는 안해서, 공부를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웃음) 근데 해보니 재밌더라고요. 스포츠도 여러 과목이 있습니다. 많은 것을 경험해 봐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죠. 누구든 (재미있는 운동이) 있을 거에요. (종목마다) ‘맛’이라는 것은 다 다르거든요.

선수로서 운동을 시작한 것은 언제였나요

양수안나 = 어릴 때부터 달리기가 빨랐어요. 초등학교 때 육상부를 제안받아서 시작했고, 중학교 때는 펜싱부에서 (저를) 데려갔어요. 중간에 운동을 그만두게 됐지만 계속 축구가 하고 싶더라고요. ‘여자가 축구할 수 있나’라고 생각했는데, 당시 위례상고 여자축구팀의 우승 소식을 보면서 ‘진짜 여자 축구가 있구나’를 알았어요.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 (축구부) 테스트를 보러갔습니다. 고등학교(현대고) 1학년. 늦게 시작했지만 대학가서도 축구를 했고, 실업팀에도 들어갔어요. 과정에 상처가 많아요. 대학 때 여자축구팀이 해체됐다가 다시 만들어졌고, 실업팀도 해체되면서 빨리 은퇴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아직도 생활체육에서 축구에 발을 담그고 활동하고 있나봐요.

신혜미 = 여자축구 1세대에요. 1991년에 다니던 중학교(창덕여중)의 육상부가 해체되고, 축구부가 창단되면서 들어갔어요. 당시 체력장 성적이 ‘특급’이었거든요. 특급이 흔치 않은 시절이어서 뽑혔어요.(웃음) 저는 (여성 운동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하다보니 그만두기가 싫더라고요. 다들 그만두니까 ‘나는 버텨야겠다’고 생각해서 계속했어요. 고등학교 때 팀 주장되면서 다른 학교 주장이었던 양수안나 선수와 친구가 됐고, 대학에 가서 동기로 만나 팀이 해체되는 상황도 같이 겪었죠.

위밋업스포츠의 공동 대표인 신혜미 전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상비군 선수(왼쪽에서 첫 번째)와 양수안나 송파구여성축구단 코치(왼쪽에서 두 번째)가 1999년 경희대 여자축구대표팀에 소속돼 있던 시절 모습. 위밋업스포츠 제공

위밋업스포츠의 공동 대표인 신혜미 전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상비군 선수(왼쪽에서 첫 번째)와 양수안나 송파구여성축구단 코치(왼쪽에서 두 번째)가 1999년 경희대 여자축구대표팀에 소속돼 있던 시절 모습. 위밋업스포츠 제공

전민경 = 시골에서 나고 자랐는데, 운동을 진짜 좋아했어요. 사실 축구가 아니라 배구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키가 작아서 초등학교 배구팀에 못들어갔어요. 시골에 있는 학교였으니까 선생님들은 저에게 육상, 배구, 농구 다 시키려고 하셨죠. 그러다가 울산에서 중학교(현대청운중) 축구선수를 뽑는다고 해서 테스트를 받았어요. 근데 (지원한) 사람이 너무 없어서 다 붙는 바람에 (축구를) 시작했는데, 들어가자마자 골키퍼를 하던 언니가 팀을 나가면서 저한테 골키퍼를 하라더라고요.(웃음) 그 때부터 포지션이 골키퍼가 됐는데 (여자축구팀) 인원이 너무 없다보니까 중간에 필드를 뛴 적도 있어요. 13년간 국가대표였습니다.

김연주 = 아버지가 초등학교 여자농구부 선생님이셨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남동생이랑 아빠를 따라가서 해 본 것이 (농구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빠가 남자농구부를 맡으셨다면 저랑 남동생의 운명이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농구는 재밌었어요. 처음엔 (어떻게든 선수를 잡으려고) 잘해주거든요.(웃음) 언니들도 막내니까 잘해주고, 노는 것처럼 시작했어요. 곧 현실이 그렇지 않단 걸 깨닫게 되지만요.(웃음) 초중고를 거치며 계속 농구를 했고, 고3 때 운 좋게 프로팀에 픽업이 됐어요. 첫 팀이었던 신한은행에서 13년 간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이은미 = 저는 다른 분들하고 운동의 시작이 달라요. 스물 넷에 취미로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시합도 나가고 주짓수 국가대표도 됐어요.(웃음) 이제 7년 반 됐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취미로 합기도를 배웠어요. 당시 관장님이 주짓수도 같이 가르쳤는데 그 땐 싫어서 안 했거든요. 근데 성인되서 일 하다 허리를 다친거에요. 디스크가 심해져 걷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가 재활을 하려고 합기도 체육관에 다시 나갔어요. 그 때는 주짓수가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김재희 = 초등학생 때는 태권도를 했어요. 운동이 좋았어요.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육상부 담당이셨는데 제가 키도 크고 빠르니까 육상부에 보내셨어요. 중학교 때까지 육상하다가 고등학교 때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갔죠. 그 전까지는 축구가 너무 좋았는데, 고등학교 때 축구를 하니 너무 싫어지더라고요. 공이 오면 도망다니고, 공격수 뒤에 숨어 있고 그랬어요.(웃음) 그래서 대학 때는 다시 태권도를 했죠. 그런데 사회에 나와서 생활 체육으로 다시 축구를 해보니 너무 재밌는 거에요. ‘운동을 질리도록 하는 것과 즐기는 건 정말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축구를 알았으면 더 잘하지 않았을까. 선수들은 억지로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즐기는 스포츠를 보급하는게 목표가 됐어요.

여자농구 신한은행 김연주가 2014년 3월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고 곽주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안산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여자농구 신한은행 김연주가 2014년 3월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고 곽주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안산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금호와이어주짓수 소속 이은미 국가대표 선수(아래)가 201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IBJJF 출전해 경기를 하고 있다. 이은미 선수는 당시 경기에서 아시아컵 1등을 차지했다. 이은미 선수 제공

금호와이어주짓수 소속 이은미 국가대표 선수(아래)가 201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IBJJF 출전해 경기를 하고 있다. 이은미 선수는 당시 경기에서 아시아컵 1등을 차지했다. 이은미 선수 제공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뒤 운동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나요.

김재희 = (이제는) 스포츠를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이 있죠. (전에는 아니었고요?) 그전에는 지옥을 느꼈죠.(웃음)

김연주 = 아직 은퇴하고 정식으로 (농구를) 해본 적은 없어요. 충분히 한 거 같아서 동아리 경기도 안 해요.(웃음) 새로 골프를 배우고 있는데, 다른 종목을 하니까 재밌어요. 농구는 아직 ‘하고 싶다’는 마음은 안 들어요. 먼저 은퇴한 언니들이 취미로 하면 즐겁다고 하는데 아직 경험이 없어서 (재미를) 모르는 것일 수도 있죠.

김재희 = 후배가 은퇴하고 5년 간 축구를 안 하다가 사회인 축구팀과 경기에서 어쩔 수 없이 뛴 적이 있어요. 근데 운동을 쉬다가 뛰면 목에서 피맛이 나요. (은퇴 선수들) 다 공감할 거 같은데, 피? 철? 냄새가 나요.(전원 폭소) 공이 오면 몸은 기억을 하니까 뛰어가요. 근데 너무 힘든거에요. 그래서 그 친구가 ‘다시는 안 한다’고 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축구화를 벗으면서 “아, 이제 운동 좀 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시켜서 하는 운동과 경기에서 져도 웃으면서 하는 것은 다른 거 같아요. 선수 때는 (상대가 골을 넣으면) 욕을 먹잖아요. 지금은 넘어져도 웃으면서 같이 뛰니까 너무 재밌어요.

양수안나 = 요즘에 공을 차다가 다치는 이유가 (선수 때) 했던 동작이 될 줄 알고 똑같이 몸을 던졌는데, 근육이 안 움직여서 그래요. 다리가 부러진 적도 있어요.

김연주 = 신경이 기억하는거에요. 근육은 이미 다 빠져서 없어졌는데, 신경은 기억하고 있어. 근데 근육이 ‘어 이게 뭐야?’ 하고 움직이다가 다치는 거지.(웃음)

신혜미 = 저도 13년 간 운동을 쉬었다가 생활 체육으로 축구 경기에 들어갔는데 공을 보고 뛰어가려다가 ‘헉’ 했어요. 목에서 피맛나는게 뭔지 알아요. 길(공을 줘야하는 방향)도 다 보여요. 그래서 심지어 저한테 (공을) 달라고 해요. 근데 못가요. 몸이 안 가. 공은 갔는데.(웃음)

김연주 = 지금 전민경 선수 표정이 ‘진짜 저렇게까지 된단 말이야?’라는 표정인데요?(웃음)

전민경 = 네... 진짜 저렇게까지...

신혜미 = 아이 둘 낳아 봐요.(웃음)

“‘내가 살아있구나’, ‘심장만 뛰는게 아니라 온 몸이 같이 뛰고 있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 폐가 아플 정도로 뛰었을 때죠. 모든 운동, 스포츠의 매력이죠. ‘살아 있음’. 그 것의 가치를 느끼는 것.” 운동하는 삶을 살았고, 여전히 운동을 사랑하는 선수들이 운동하는 것을 망설이는 여성들에게 몸을 쓰며 땀 흘리는 행복에 대해 말한다. “여자는 근육! 운동합시다.”배동미 기자

“‘내가 살아있구나’, ‘심장만 뛰는게 아니라 온 몸이 같이 뛰고 있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 폐가 아플 정도로 뛰었을 때죠. 모든 운동, 스포츠의 매력이죠. ‘살아 있음’. 그 것의 가치를 느끼는 것.” 운동하는 삶을 살았고, 여전히 운동을 사랑하는 선수들이 운동하는 것을 망설이는 여성들에게 몸을 쓰며 땀 흘리는 행복에 대해 말한다. “여자는 근육! 운동합시다.”배동미 기자

양수안나 = 일반 여성들의 축구 동아리에 축구를 가르치러 간 적이 있어요. 한 시간을 열심히 뛰고 끝내려 하는데 한 분이 ‘이어달리기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운동 후 이어달리기는 저희에게 체력 훈련이에요. 일명 ‘뺑뺑이’. 근데 거기선 반응이 너무 좋고 서로 하겠다고 달려가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어요. ‘아, 이렇게 운동을 하는구나. 이게 즐기는 것이구나.’ 일로써 운동하고, 선수로서 키워진 사람이라 축구를 좋아하고 열심히 하긴 했지만 이런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 모두 은퇴한 지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이 넘었습니다. 지금 운동을 하고 있는 후배들과 자신의 현역 때를 비교하면 어떤가요.

김재희 = 저희들이 각자 선수로 활동했던 시기의 차이가 꽤 있는데도 모두 은퇴한 뒤를 걱정하는 점은 같아요. 똑같이 막막하죠.

신혜미 = (축구선수 은퇴 후) 아이를 낳으면서 그만뒀는데, 복귀 하려니 어렵더라고요. 여자 선수가 은퇴하고 혼자 무엇인가 하기 힘든 상황이에요. 감독이나 코치 등 지도자 자리도 여자보다 남자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고요.

양수안나 = 위밋업은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걱정이 바탕이 돼서 만들어졌어요. 운동을 해 본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만들었지만, 여자 선수들이 은퇴 후 운동하며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려는 목적도 있어요.

신혜미 = 운동이 직업이었던 선수들이 가야 할 곳은 결국 생활체육 현장이거든요. 저희가 여성들에게 운동을 가르치며 느꼈던 경험을 후배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요.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19120117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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