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운동 선수들은 생리통 심한 날, 경기는 어떻게 뛸까. "페이를 두 배 준다고? 쉴 수 있으면 쉴 거야!"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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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을 뛰고 있던 중·고등학생 여자 축구 선수들은 대부분 머리가 짧았다. 왜 그 많은 선수들은 모두 상고 머리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매달 찾아오는 생리 주기는 경기가 있는 시즌 전부를 피해갈 수는 없다. 생리 양이 많은 날, 생리통이 심한 날 선수들은 어떻게 경기를 뛸까.

경향신문과 ‘위밋업 스포츠’(Wemeetup Sports, 이하 위밋업)가 여자들의 운동 서사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언니네 체육관]에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요즘은 긴 머리 선수도 많지만, 특히 여자축구 선수는 대부분 ‘스포츠 머리’였던 것 같아요.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전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상비군) = 학교에서 다 쇼트커트를 하게 했어요. 운동 시작할 때 저는 남자아이인 줄 알 정도였어요. 머리가 워낙 짧았으니까요. 사실 길게 묶은 머리가 뛸 때 앞으로 넘어와 얼굴을 치기 때문에 불편하기도 해요. 그래도 안정환 선수는 길었잖아요? 근데 왜 우리는…(모두가 “그러니까!”라고 소리쳤다).

김재희 대한축구협회 경기감독관 = ‘멋 부린다’고...




이은미 주짓수 국가대표 선수(금호와이어 주짓수)= 주짓수는 최근 TV 등에 많이 소개되면서 먼저 관심을 갖고 체육관에 연락해서 배우기 시작하는 여성들이 오히려 많아요. 붐이 일어나는 추세죠. 그래서 그런지 선수 중에도 일부러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똥머리’(머리를 뒤쪽으로 묶은 뒤 둥글게 말아 올린 모양)를 하는데, 긴 머리를 땋는 선수도 있어요.

김연주 전 신한은행 에스버스 여자농구팀 선수(전 여자농구 국가대표) = 그렇게 할 수도 있는데 왜 못하게 한 걸까요? 왜 멋을 부리면 안되는거죠? 운동하면서 멋 좀 부리면 안되나요?(웃음)

양수안나 위밋업스포츠 대표(송파구여성축구단 코치) = 대학 축구팀 선수로 뛸 때 선생님이 ‘운동 중에 머리를 고쳐서 묶으면 상고 머리로 다 잘라버린다’고 하니까 언니들은 눈이 찢어지게 위로 꽉 묶고 그랬어요.(웃음) 주짓수랑 축구는 시작하는 계기가 달라서 분위기도 다른 것 같아요. 우리(축구)는 어렸을 때부터 선수로 키워졌지만, 주짓수는 아이들이 태권도장에 다니는 것처럼 편하게 입문하니까 (분위기가) 다른가 봐요.

김연주 = 그런 방식이 좋은 거 같아요. 사실 다른 종목들도 그렇게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선수 생활을 하더라도 다른 종목이 하고 싶으면 자연스럽게 해도 되잖아요. (선수로서 운동하는 경우도 종목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너무 적어요.


양수안나 송파구여성축구단 코치(동그라미)가 축구 선수였던 고등학교 시절 모습. 양수안나 코치 제공

양수안나 송파구여성축구단 코치(동그라미)가 축구 선수였던 고등학교 시절 모습. 양수안나 코치 제공



양수안나 송파구여성축구단 코치(동그라미)가 축구 선수였던 고등학교 시절 모습. 양수안나 코치 제공

양수안나 송파구여성축구단 코치(동그라미)가 축구 선수였던 고등학교 시절 모습. 양수안나 코치 제공



김재희 축구 경기감독관(동그라미)이 축구 선수였던 고등학교 시절 모습. 김재희 감독관 제공

김재희 축구 경기감독관(동그라미)이 축구 선수였던 고등학교 시절 모습. 김재희 감독관 제공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동그라미)가 여자국가대표팀 상비군으로 뛰었던 시절 모습. 신혜미 대표 제공

신혜미 위밋업스포츠 대표(동그라미)가 여자국가대표팀 상비군으로 뛰었던 시절 모습. 신혜미 대표 제공


운동선수들은 생리하는 날도 운동을 쉴 수는 없잖아요.

신혜미 =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어린 나이인데도 약국 가서 ‘생리 안 하는 약 주세요’라고 했어요. 날은 다가오고 운동은 해야 하니까요. 생리를 하면 생리통이 있는 3~4일은 진통제도 먹었죠. 나중에는 (하루에) 6알까지 먹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찔해요. 그래서 대학 때부턴 약에 질려서 안 먹고 끙끙대면서도 참았어요.

양수안나 =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생리 안 한다고 해서 먹었는데 이제 보니 피임약이었죠. 실업팀 때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하루 쉬는데도 눈치가 보였어요. 그리고 운동하면 땀이 많이 나잖아요. 생리대가 진짜 불편한데 탐폰이 적응 안돼서 못 썼거든요. 찝찝하게 그냥 한 거죠.

김연주 = 탐폰을 쓰지 못하는 친구들은 (생리대를) 두 개씩 하기도 해요. 저는 어릴 때는 괜찮았는데 점점 생리통이 심해졌거든요. 어느 날은 (생리통으로 배가 너무 아파서) 근력운동을 하다가 자세를 취한 채로 몸이 굳어 안 움직여지는 거예요. 그대로 고꾸라졌어요. 대부분 진통제 먹고 그냥 뜁니다. 그 날은 정신이 없죠. 그냥 ‘버틴다’는 느낌으로 하는 거예요.

이은미 = 잠잘 때 하는 큰 생리대를 써요. 주짓수는 서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앉았다가 일어서고, 구르기도 하니까 불안한 느낌이 있어요. 도복 안에 레깅스와 반바지도 겹쳐 입어요. 불편하죠.


여자농구 신한은행 김연주 선수가 2013년 11월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김은경에 앞서 루즈볼을 잡아 패스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여자농구 신한은행 김연주 선수가 2013년 11월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김은경에 앞서 루즈볼을 잡아 패스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금호와이어주짓수 소속 이은미 국가대표 선수(아래)가 2016년 서울에서 열린 ‘스파이더 인비테이셔널 BJJ 챔피언십 파이널’ 스페셜 매치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이은미 선수 제공

금호와이어주짓수 소속 이은미 국가대표 선수(아래)가 2016년 서울에서 열린 ‘스파이더 인비테이셔널 BJJ 챔피언십 파이널’ 스페셜 매치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이은미 선수 제공


김재희 =(생리통이) 개인 차가 있잖아요. 저는 예전엔 생리통이 없어서 누가 ‘아프다’고 하면 ‘쉬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운동 안 하고 살이 찌니까 너무 아픈 거예요. ‘빠질 거 같다’는 아픔이 와요. 그때 울면서 ‘모든 여성은 페이를 두 배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예전에 아팠던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한 걸 반성했어요.

김연주 =(아프면) ‘쉬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라며 뭐라고 하는 사람들도 눈에 안 보여요. 그냥 죽을 거 같지. (페이) 두 배 줘도 안 해요. 쉴 수 있으면 쉴 거야! 죽을 거 같은데 무슨 운동이야(웃음)!

[언니네 체육관](1) “운동은 심장뿐 아니라 온 몸이 같이 뛰고 있는 걸 느끼는 것, ‘살아 있음’의 가치를 느끼는 것”

운동하다 너무 힘들거나, 큰 시합이 열리기 전에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하던데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김연주 = 저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굉장히 좋아해요. 과학적 근거가 얼마나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근육에 전달되는 것(신호)은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낀다고요. 구체적인 상황을 생각하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슈팅 직전, 골이 들어가는 이미지를 그려보면 더 잘 들러가요. 자신있게 들어가죠. 동작이 유연해 지는거 같아요. 이미 성공한 이미지를 그리면서 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농구는 경기 전에는 시작을 알리는 점프볼부터 모든 장면을 그릴 수가 있어요. 수비와 공격, 인터셉트 등 상상하면서 게임하 듯 머리속에 그려요. 실전처럼 잘 그려지면 실제로 경기가 잘 풀리는 경우도 있어요.

근력 운동도 이미지 트레이닝이 가능할까요

김연주 =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하는 것은 소용이 없고요.(웃음) 운동 직전에 어느 부위에 힘이 들어가는지 생각하면 힘이 더 잘 들어가요. 생각을 안 하면 다른 쪽을 쓸 수 있으니까요. ‘여기를 키워야지’하면 그 부위의 근육이 더 잘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19120816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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