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나이, 직업 혹은 나를 표현하는 단어 등)
A. 안녕하세요. 만 48세, 25년째 글 쓰고 있는 이애월입니다.
Q. 평소에도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었나요? 수영은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지 궁금해요.
A. 여러 가지 운동을 해보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속한 종목은 하나도 없는 "운동부족", "근육부족", "근성부족" 40대로 늙어왔어요. 체육관에 등록하고 세 번쯤 얼굴을 비추고 이후로는 영 다시 볼 수 없는 회원들 있잖아요? 제가 바로 그 '초반 3회만 출석하는 회원'을 담당해왔습니다. 요가, 수영, 필라테스, 개인 PT, 스쿼시 등을 시도해 보았는데 운동 신경이 둔해서인지 운동하는 재미도 몰랐고, 왜인지 쑥스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러다 2021년 10월에 위밋업스포츠 수영 초보 체험반이 처음 열린다는 걸 SNS에서 우연히 보았어요.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여서 모여서 운동하던 게 조심스럽던 때였는데, 샤워하면서 이야기하지 않고 운동 끝나고 밥 같이 먹는 일이 없으면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보도를 믿고 운동을 시작했죠.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때 기초체력이 정말 바닥이었거든요. 2020년에 개복수술을 하고 이전의 체력보다 더 형편없어져서 1시간 외출만 하고 와도 누워서 쉬어야 할 정도였어요. 너무 기운이 없어서 울고 싶더라고요. 그러다 언제까지 기운 없다고 울고만 있어야 하나, 가벼운 운동부터 해보자, 수영 초보반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던 참에 위밋업스포츠 수영 초보 체험반 개강 소식을 본 거죠. 바로 ‘이거다!’ 했어요.
Q. 오랜기간 위밋업에서 수영을 배운 걸로 알고 있어요. 혹시 이전에도 수영을 배워보신 적이 있나요?
A.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어요. 생존과 직결된 스포츠라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이 정도는 배워둬야 어디 가서도 살아남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매번 새해의 결심으로 지역 스포츠센터에 수영 강습을 등록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초반 3회를 넘기지 못했어요. 보드 잡고 발차기 몇 번 하다 포기하곤 했습니다.
Q. 처음 위밋업을 선택하신 이유, 그리고 현재까지도 위밋업에서 수영 클래스를 수강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A. SNS에서 ‘여성 은퇴 선수가 가르치고, 여성들만 배우는’이란 방향성을 확인하고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사실 저는 남성과 공간을 공유하고 운동하는 일이 편하지 않았거든요. 땀 닦으랴, 어디 올라간 데 없나 옷 끌어내리고 매만지랴. 잘하지 못하는 운동을 배우고 익히는 낯선 과정에서 내 신체와 타인의 신체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까지 있으니 집중하기 힘들고, 그러저러한 스트레스로 오히려 운동이 즐겁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성들만의 공간에서 여성들만 운동한다니, 뭔가 무척 홀가분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수영복을 입고 이미 신체를 드러내고 시작하는 기분이 드는 수영의 경우 여성들만의 수업은 특별히 더 편하게 다가왔죠.
Q. "수영을 더 잘하기 위해서 이것까지 해봤다."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저는 수영 유튜버들 영상을 정말 많이 봐요. SNS에서도 수영 계정들을 구독(팔로우)해서인지 유튜브든 인스타그램이든 어플을 열면 피드에서 누군가는 수영을 하고 있더라고요. 초반에는 침대에 상체만 걸치고 발차기 연습도 자주 했고요. 신기하게도 강습 전에 배우게 될 수영 종목 영상을 보고 운동하러 가면 잘 되는 기분이 들어요. 팔의 각도나 발차기 디테일 등을 세밀하게 영상으로 알고 가니까 수영장에서 할 때 영상에서 본 디테일을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최근에는 접영을 배우고 있는데 집에서 3kg 덤벨로 팔운동을 시작했더니 접영이 훨씬 잘 되는 기분이 듭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팔 근력이 향상되니까 팔 동작할 때 덜 힘들고요.
Q. 왜인지 수영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영을 하면서 한계에 부딪혔던 경험이 있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해요.
A. 저는 운동 신경이 꽤 없는 편입니다. 운동 배울 때 뭘 잘한다는 기분을 느낀 적이 없어요. 아마 그래서 운동이 재미없었을 거고, 그러다 보니 지속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위밋업 스포츠에서 ‘수영 초보반’ 등록을 하고 자유형 발차기부터 시작을 했는데, 놀랍게도 제가 이 발차기를 몇 달을 했습니다. 똑같이 수영 시작한 분들은 한두 달 배우고, 혹은 세 달 쯤 배우고 중급반으로 옮기는데 저는 자유형 발차기가 되지 않으니 계속 초보반에 남아있으면서 발차기만 연습하는데 너무 괴롭더라고요. 수영 레인이 25m인데 시작 5m 지점에 만국기가 걸려있거든요? 발차기를 아무리 해도 만국기가 계속 거기 있는 거예요. 제 몸이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얘기죠. 선생님이 잡아주고 알려주면 되는데, 놓으면 제자리. 다시 제자리. 발차기가 왜 안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조금씩 움직이더라고요. 너무 기쁘고, 이상하게 울고 싶고. 그런 기분이었어요. 자유형 발차기가 되지 않던 그 몇 달, 수영을 포기하지 않은 제가 너무 좋더라고요. 스스로 평가를 많이 하는 편이라 뭘 잘못하면 위축이 되는데, 이상하게 수영은 그렇지 않았어요. 물에 들어가는 게 즐거워서 뭘 못하는데도 못하는 제가 창피하기보다는 웃기더라고요. "어디 얼마나 못하나 보자, 얼마나 계속 안 되는지 보자" 하는 마음으로 그냥 계속했는데 되는 날이 올 줄이야. 발차기가 되지 않던 시간에 수영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나와의 싸움이 가장 컸고, 이기는 싸움으로 끝나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Q. 수영을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있었나요?
A.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의 순으로 수영 영법을 배우잖아요? 평영 강습 때 발차기를 먼저 배워서 시작했는데, 몸이 쭉쭉 나가는 게 느껴졌어요. 자유형과 배영에서는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속도감이어서 너무 흥분되더라고요. 그리고 김나영 강사님께서 평영 배운 적 있냐고 잘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운동하면서 뭘 잘한다는 이야기 들은 게 처음이라 정말 기뻤어요. 수업 끝나기 전에 김나영 강사님이 모든 수강생에게 그러시더라고요. “애월 님 처음에 자유형 배울 때 정말 힘들어하셨는데, 잘 지나오셨거든요. 근데 자유형 배영 지나고, 평영 시작했는데 평영을 정말 너무 잘하시는 거예요.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영법이 있는 것 같아요. 네 가지 영법을 다 배우고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요. 그러니 꾸준히 운동하세요. 그리고 자신의 영법을 찾아보세요.” 진짜 너무 멋진 이야기죠?
Q. 수영은 축구나 농구처럼 팀 스포츠가 아닌 개인 스포츠인데, 수영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한데 어울리면서 밖에서 에너지를 찾고 얻는 사람도 있겠지만, 혼자 고요히 시간을 보내면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도 있잖아요. 이 점이 수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 같아요. 운동 장소가 물속이다 보니 수강생들끼리는 대체로 별로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고요. 수영장 소리가 울려서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리니까 강사님의 영법 설명이나 교정 말고는 조용히 수업이 진행되는 점도 좋더라고요. 사교가 부담스러워서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거든요. 수영복을 입을 결심만 선다면 그런 면에서 수영은 내성적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이 아닐까 해요.
Q. 수영을 시작하고 나서 달라진 모습이나 행동의 변화가 있었나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 기초체력이 정말 좋아졌습니다. 수영 강습 수강 초기에는 수업을 마치면 너무 힘들고 탈진되어버려서 수영장에서 바로 나갈 수 없었어요. 초기 위밋업스포츠 수영 강습은 주 1회인 대신 100분 수업이었는데(현재는 90분 수업으로 변경) 100분 수영은 저를 방전 상태로 만들었죠. 다들 샤워하러 나가는데 저는 해파리처럼 물에 잠시 둥둥 떠서 기력을 조금 보충한 뒤에 샤워하러 나가곤 했습니다. 그러고 집에 가면 다크서클이 엄청 심해져서 다들 제 얼굴을 보고 유령 같다고 말했어요. 이제는 체력이 좋아져서 수영하고도 에너지가 많이 남습니다. 물론 접영 많이 한 날에는 여전히 탈진상태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락스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좋아하는 냄새는 아니었어요. 근데 엄중하던 코로나 시기에 수영을 하고도 감염 없이 안전하게 지날 수 있었던 건 수영장에서 소독제로 쓰이는 락스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 후로, ‘락스 무한 신뢰증’이 생겨서 락스 광인이 되었어요. 락스 냄새를 맡으면 안심이 된달까요. 여름철 수건 빨래엔 무조건 락스입니다.(건강을 위해서 표기된 적정사용량은 꼭 지키십시오.)
Q. 애월님에게 수영은 무엇인가요?
A. 겁도 많고 운동 신경도 둔한 제가 꼭 배우고 싶은 운동으로 수영을 택한 건 '물속의 고요' 때문이었어요. 휴양지 풀빌라 수영장에서 친구가 누워서 물에 둥둥 떠 있는 법을 가르쳐줬는데, 귀가 물에 조금 잠기면서 주변이 우주처럼 고요해지는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얼마 전에는 ‘수영 중급반’ 수업 중에 잠영으로 네 가지 영법을 연습했는데요, 잠영하면서도 느꼈습니다. 귀가 물에 잠겼을 때 느껴지는 그 묵음, 물속의 고요를 나는 참 좋아했지. 그리고 수영장 물의 파문이 수영장 바닥에 만들어내는 빛의 일렁거림도요. 그럴 때면 제 안에 무언가가 찰랑찰랑 차오르는 게 느껴집니다. 제게 수영은 에너지가 차오르는 시간, 내면의 고요함을 가져다 주는 시간이에요. 물론 물 위에서는 철부덕 철부덕 여전히 소란스럽지만요.
Q. 위밋업은 여성을 위한 클래스로 진행되고 있어요. 이 점에서 좋았다거나, 타플랫폼과 차이를 느꼈던 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A. 여성인 저에게 여성 전용 클래스인 건 너무나 큰 장점이에요. 스포츠의 특성상 동작 설명이나 자세 교정이 필요하고 그럴 때 팔이나 다리, 등 그리고 허리 등에 신체 접촉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강사가 남자인 경우 그 접촉이 늘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수업 중인 걸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놀라는 일이 종종 생겼죠. 운동 중 일어나는 일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운동 자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가르치는 분들이 여성 강사인 점, 배우는 분들도 다 여성인 점은 그런 의미에서 너무 편했어요. 외부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없이 나와 운동, 나와 강사만 있는 운동 시간으로 올곧이 느낀 첫 수업이었습니다. 처음에도, 지금도 그 점이 위밋업스포츠의 정말 큰 장점이에요.
Q. 위밋업에서 수영 외에도 듣고싶은 종목이 있나요? 그렇다면 어떤 종목에 도전하고 싶나요?
A. 패들보드, 태권도, 주짓수, 권투 찍어두었어요. 욕심 많죠? ‘패들보드’는 큰맘 먹고 올여름 수업을 신청했는데 태풍이 올라오는 바람에 그날만 강습이 취소되었어요. 물이 차가워지는 가을에는 강습이 없으니 내년 여름엔 꼭 하려고 하고요. 그리고 주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 대부분이 남자여서 엄두를 내기 어려웠던 종목인 ‘태권도’ ‘주짓수’ ‘권투’도 위밋업에서 해보려고 합니다. 수영을 오래 하면서 기초체력이 올라가니까 다른 종목에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힘을 쓰거나, 대련하고 겨루는 종목을 하면 어떤 마음이 되는지도 궁금해졌어요.
Q. 마지막으로 위밋업 입문자들에게 가장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려요.
A. 내성적이라서, 운동 신경이 둔해서, 과정에 대한 염려가 많아서 운동하고는 싶은데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위밋업스포츠의 과정들을 정말 강추합니다. 수영 강습은 물론이고요. 20년 넘게 운동 종목 하나를 익히고, 꾸준히 하는 데 늘 실패해왔던 저도 성공했거든요.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때의 성취감은 정말 큽니다. 가정에서의 나, 사회에서의 나 외에 개인으로 그런 성취감을 얻을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아요. 운동을 꾸준히 하는 나로 시간을 보내보세요. 활력있는 하루하루를 보내실 수 있을 거예요. 알고 보니 운동은 몇 살에 하든 재미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수영 클래스 상세보기
A. 안녕하세요. 만 48세, 25년째 글 쓰고 있는 이애월입니다.
A. 여러 가지 운동을 해보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속한 종목은 하나도 없는 "운동부족", "근육부족", "근성부족" 40대로 늙어왔어요. 체육관에 등록하고 세 번쯤 얼굴을 비추고 이후로는 영 다시 볼 수 없는 회원들 있잖아요? 제가 바로 그 '초반 3회만 출석하는 회원'을 담당해왔습니다. 요가, 수영, 필라테스, 개인 PT, 스쿼시 등을 시도해 보았는데 운동 신경이 둔해서인지 운동하는 재미도 몰랐고, 왜인지 쑥스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러다 2021년 10월에 위밋업스포츠 수영 초보 체험반이 처음 열린다는 걸 SNS에서 우연히 보았어요.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여서 모여서 운동하던 게 조심스럽던 때였는데, 샤워하면서 이야기하지 않고 운동 끝나고 밥 같이 먹는 일이 없으면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보도를 믿고 운동을 시작했죠.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때 기초체력이 정말 바닥이었거든요. 2020년에 개복수술을 하고 이전의 체력보다 더 형편없어져서 1시간 외출만 하고 와도 누워서 쉬어야 할 정도였어요. 너무 기운이 없어서 울고 싶더라고요. 그러다 언제까지 기운 없다고 울고만 있어야 하나, 가벼운 운동부터 해보자, 수영 초보반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던 참에 위밋업스포츠 수영 초보 체험반 개강 소식을 본 거죠. 바로 ‘이거다!’ 했어요.
A.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어요. 생존과 직결된 스포츠라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이 정도는 배워둬야 어디 가서도 살아남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매번 새해의 결심으로 지역 스포츠센터에 수영 강습을 등록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초반 3회를 넘기지 못했어요. 보드 잡고 발차기 몇 번 하다 포기하곤 했습니다.
A. SNS에서 ‘여성 은퇴 선수가 가르치고, 여성들만 배우는’이란 방향성을 확인하고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사실 저는 남성과 공간을 공유하고 운동하는 일이 편하지 않았거든요. 땀 닦으랴, 어디 올라간 데 없나 옷 끌어내리고 매만지랴. 잘하지 못하는 운동을 배우고 익히는 낯선 과정에서 내 신체와 타인의 신체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까지 있으니 집중하기 힘들고, 그러저러한 스트레스로 오히려 운동이 즐겁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성들만의 공간에서 여성들만 운동한다니, 뭔가 무척 홀가분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수영복을 입고 이미 신체를 드러내고 시작하는 기분이 드는 수영의 경우 여성들만의 수업은 특별히 더 편하게 다가왔죠.
A. 저는 수영 유튜버들 영상을 정말 많이 봐요. SNS에서도 수영 계정들을 구독(팔로우)해서인지 유튜브든 인스타그램이든 어플을 열면 피드에서 누군가는 수영을 하고 있더라고요. 초반에는 침대에 상체만 걸치고 발차기 연습도 자주 했고요. 신기하게도 강습 전에 배우게 될 수영 종목 영상을 보고 운동하러 가면 잘 되는 기분이 들어요. 팔의 각도나 발차기 디테일 등을 세밀하게 영상으로 알고 가니까 수영장에서 할 때 영상에서 본 디테일을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최근에는 접영을 배우고 있는데 집에서 3kg 덤벨로 팔운동을 시작했더니 접영이 훨씬 잘 되는 기분이 듭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팔 근력이 향상되니까 팔 동작할 때 덜 힘들고요.
A. 저는 운동 신경이 꽤 없는 편입니다. 운동 배울 때 뭘 잘한다는 기분을 느낀 적이 없어요. 아마 그래서 운동이 재미없었을 거고, 그러다 보니 지속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위밋업 스포츠에서 ‘수영 초보반’ 등록을 하고 자유형 발차기부터 시작을 했는데, 놀랍게도 제가 이 발차기를 몇 달을 했습니다. 똑같이 수영 시작한 분들은 한두 달 배우고, 혹은 세 달 쯤 배우고 중급반으로 옮기는데 저는 자유형 발차기가 되지 않으니 계속 초보반에 남아있으면서 발차기만 연습하는데 너무 괴롭더라고요. 수영 레인이 25m인데 시작 5m 지점에 만국기가 걸려있거든요? 발차기를 아무리 해도 만국기가 계속 거기 있는 거예요. 제 몸이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얘기죠. 선생님이 잡아주고 알려주면 되는데, 놓으면 제자리. 다시 제자리. 발차기가 왜 안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조금씩 움직이더라고요. 너무 기쁘고, 이상하게 울고 싶고. 그런 기분이었어요. 자유형 발차기가 되지 않던 그 몇 달, 수영을 포기하지 않은 제가 너무 좋더라고요. 스스로 평가를 많이 하는 편이라 뭘 잘못하면 위축이 되는데, 이상하게 수영은 그렇지 않았어요. 물에 들어가는 게 즐거워서 뭘 못하는데도 못하는 제가 창피하기보다는 웃기더라고요. "어디 얼마나 못하나 보자, 얼마나 계속 안 되는지 보자" 하는 마음으로 그냥 계속했는데 되는 날이 올 줄이야. 발차기가 되지 않던 시간에 수영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나와의 싸움이 가장 컸고, 이기는 싸움으로 끝나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A.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의 순으로 수영 영법을 배우잖아요? 평영 강습 때 발차기를 먼저 배워서 시작했는데, 몸이 쭉쭉 나가는 게 느껴졌어요. 자유형과 배영에서는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속도감이어서 너무 흥분되더라고요. 그리고 김나영 강사님께서 평영 배운 적 있냐고 잘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운동하면서 뭘 잘한다는 이야기 들은 게 처음이라 정말 기뻤어요. 수업 끝나기 전에 김나영 강사님이 모든 수강생에게 그러시더라고요. “애월 님 처음에 자유형 배울 때 정말 힘들어하셨는데, 잘 지나오셨거든요. 근데 자유형 배영 지나고, 평영 시작했는데 평영을 정말 너무 잘하시는 거예요.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영법이 있는 것 같아요. 네 가지 영법을 다 배우고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지만요. 그러니 꾸준히 운동하세요. 그리고 자신의 영법을 찾아보세요.” 진짜 너무 멋진 이야기죠?
A. 한데 어울리면서 밖에서 에너지를 찾고 얻는 사람도 있겠지만, 혼자 고요히 시간을 보내면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도 있잖아요. 이 점이 수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 같아요. 운동 장소가 물속이다 보니 수강생들끼리는 대체로 별로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고요. 수영장 소리가 울려서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리니까 강사님의 영법 설명이나 교정 말고는 조용히 수업이 진행되는 점도 좋더라고요. 사교가 부담스러워서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거든요. 수영복을 입을 결심만 선다면 그런 면에서 수영은 내성적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이 아닐까 해요.
A. 기초체력이 정말 좋아졌습니다. 수영 강습 수강 초기에는 수업을 마치면 너무 힘들고 탈진되어버려서 수영장에서 바로 나갈 수 없었어요. 초기 위밋업스포츠 수영 강습은 주 1회인 대신 100분 수업이었는데(현재는 90분 수업으로 변경) 100분 수영은 저를 방전 상태로 만들었죠. 다들 샤워하러 나가는데 저는 해파리처럼 물에 잠시 둥둥 떠서 기력을 조금 보충한 뒤에 샤워하러 나가곤 했습니다. 그러고 집에 가면 다크서클이 엄청 심해져서 다들 제 얼굴을 보고 유령 같다고 말했어요. 이제는 체력이 좋아져서 수영하고도 에너지가 많이 남습니다. 물론 접영 많이 한 날에는 여전히 탈진상태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락스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좋아하는 냄새는 아니었어요. 근데 엄중하던 코로나 시기에 수영을 하고도 감염 없이 안전하게 지날 수 있었던 건 수영장에서 소독제로 쓰이는 락스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 후로, ‘락스 무한 신뢰증’이 생겨서 락스 광인이 되었어요. 락스 냄새를 맡으면 안심이 된달까요. 여름철 수건 빨래엔 무조건 락스입니다.(건강을 위해서 표기된 적정사용량은 꼭 지키십시오.)
A. 겁도 많고 운동 신경도 둔한 제가 꼭 배우고 싶은 운동으로 수영을 택한 건 '물속의 고요' 때문이었어요. 휴양지 풀빌라 수영장에서 친구가 누워서 물에 둥둥 떠 있는 법을 가르쳐줬는데, 귀가 물에 조금 잠기면서 주변이 우주처럼 고요해지는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얼마 전에는 ‘수영 중급반’ 수업 중에 잠영으로 네 가지 영법을 연습했는데요, 잠영하면서도 느꼈습니다. 귀가 물에 잠겼을 때 느껴지는 그 묵음, 물속의 고요를 나는 참 좋아했지. 그리고 수영장 물의 파문이 수영장 바닥에 만들어내는 빛의 일렁거림도요. 그럴 때면 제 안에 무언가가 찰랑찰랑 차오르는 게 느껴집니다. 제게 수영은 에너지가 차오르는 시간, 내면의 고요함을 가져다 주는 시간이에요. 물론 물 위에서는 철부덕 철부덕 여전히 소란스럽지만요.
A. 여성인 저에게 여성 전용 클래스인 건 너무나 큰 장점이에요. 스포츠의 특성상 동작 설명이나 자세 교정이 필요하고 그럴 때 팔이나 다리, 등 그리고 허리 등에 신체 접촉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강사가 남자인 경우 그 접촉이 늘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수업 중인 걸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놀라는 일이 종종 생겼죠. 운동 중 일어나는 일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운동 자체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가르치는 분들이 여성 강사인 점, 배우는 분들도 다 여성인 점은 그런 의미에서 너무 편했어요. 외부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없이 나와 운동, 나와 강사만 있는 운동 시간으로 올곧이 느낀 첫 수업이었습니다. 처음에도, 지금도 그 점이 위밋업스포츠의 정말 큰 장점이에요.
A. 패들보드, 태권도, 주짓수, 권투 찍어두었어요. 욕심 많죠? ‘패들보드’는 큰맘 먹고 올여름 수업을 신청했는데 태풍이 올라오는 바람에 그날만 강습이 취소되었어요. 물이 차가워지는 가을에는 강습이 없으니 내년 여름엔 꼭 하려고 하고요. 그리고 주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 대부분이 남자여서 엄두를 내기 어려웠던 종목인 ‘태권도’ ‘주짓수’ ‘권투’도 위밋업에서 해보려고 합니다. 수영을 오래 하면서 기초체력이 올라가니까 다른 종목에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힘을 쓰거나, 대련하고 겨루는 종목을 하면 어떤 마음이 되는지도 궁금해졌어요.
A. 내성적이라서, 운동 신경이 둔해서, 과정에 대한 염려가 많아서 운동하고는 싶은데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위밋업스포츠의 과정들을 정말 강추합니다. 수영 강습은 물론이고요. 20년 넘게 운동 종목 하나를 익히고, 꾸준히 하는 데 늘 실패해왔던 저도 성공했거든요.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때의 성취감은 정말 큽니다. 가정에서의 나, 사회에서의 나 외에 개인으로 그런 성취감을 얻을 기회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아요. 운동을 꾸준히 하는 나로 시간을 보내보세요. 활력있는 하루하루를 보내실 수 있을 거예요. 알고 보니 운동은 몇 살에 하든 재미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수영 클래스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