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운동은 해본 것, 그리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이 있을 뿐. 저스트 두 잇!"


지난달 16일 서울 금호동 금호와이어주싯수 체육관에서 ‘위밋업 스포츠’의 ‘여성들을 위한 주짓수 기초교육’을 진행한  이은미 관장(주짓수 국가대표 선수). 배동미 기자

지난달 16일 서울 금호동 금호와이어주싯수 체육관에서 ‘위밋업 스포츠’의 ‘여성들을 위한 주짓수 기초교육’을 진행한 이은미 관장(주짓수 국가대표 선수). 배동미 기자


요가 외길 9년째. 다운독에서 플랭크, 차투랑가, 코브라로 이어지는 기본 동작도 수천 번을 반복하니, 옷걸이 같았던 어깨엔 각이 생겼고 막대기 같던 팔뚝엔 뿌듯한 삼두근도 생겼다. ‘내 몸을 바라본다’가 허구가 아닌 실제 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게 해준 이 운동보다 나에게 잘 맞는 육체 활동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주짓수 수업을 앞두고, 설렘과 함께 찾아온 약간의 긴장감. 상대가 있는 운동에다 그 사람과 겨루기를 하는 종목. 혼자서 자신의 몸과 사투를 벌이던 요가와 너무 다르다.

지난달 16일 서울 금호동 금호와이어주짓수 체육관에서 열 명의 다른 여성들과 ‘위밋업 스포츠’(Wemeetup Sports)에서 진행한 이은미 관장(주짓수 국가대표 선수)의 ‘여성들을 위한 주짓수 기초교육’을 들었다.

기초 체력 단련부터 상대가 생겼다. 두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한다. 진 사람은 푸시업 세 개. 관장이 들고 있는 시계가 빨리 1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가위바위보를 반복한다. 다음은 진 사람이 팔 벌려 뛰기 열 번. 마지막 가위바위보다. 이번엔 지면 윗몸일으키기 열 개. 상대를 바꿔가며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동안 열이 나면서 몸이 풀렸다. 마찰이 큰 운동이니 몸을 달구는 과정도 꼼꼼하고, 빡세다.

드디어 기술을 배운다. 첫 동작은 ‘슈림프 자세’, 일명 ‘새우 빼기’다. 새우처럼 몸을 말아 공격에서 빠져나온 뒤 상대를 정면으로 마주 보는 동작이다. 관장의 구령에 맞춰 혼자 ‘슈림프’를 반복한다. 천장을 보고 누워 무릎을 세운 뒤 몸을 옆으로 틀어냄과 동시에 두 발끝에 힘을 줘 엉덩이를 대각선으로 빼 새우처럼 자세를 바꾼다. 혼자서 작게 ‘슈림프!’를 외치며 몸을 말아 연습했다.


“운동은 해본 것, 그리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이 있을 뿐. 저스트 두 잇!”



“운동은 해본 것, 그리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이 있을 뿐. 저스트 두 잇!”


이제 주짓수의 핵심, 스파링으로 넘어간다. 다시 두 명이 짝이 됐다. 누운 사람이 방어, 서 있는 사람이 공격이다. 마주한 상대와 서로의 주먹을 대고 인사한 뒤 각자 포지셔닝을 취한다. 서서 시작하는 공격은 상대의 다리를 치우고 사이드를 잡아(패스) 상대의 등 뒤쪽에서 자신의 두 손을 맞잡아야 한다. 누워 있는 수비는 다리가 치워졌을 때 얼른 상대의 다리를 바라보며 종아리를 밀쳐 ‘슈림프’를 하고 상대의 무릎, 골반 순서로 발을 차올려서 정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방어한다. 패스가 들어올 경우 새끼손가락 바깥쪽을 칼날처럼 만들어 상대의 옆구리와 목을 막는다.(열심히 적어봤지만 글로는 여기까지가 한계이니 꼭 영상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공격과 방어 포지셔닝을 바꾸며 몸을 움직이는 동안, 꼬물대던 ‘슈림프’는 정말 몸을 피하는 동작이 됐다.










관장의 구령으로 대련이 시작됐지만 잠시 주춤한다. 다른 사람의 몸을 밀고, 당기고, 팔로 눌러야 하는 미션. 어린 시절 동생과 ‘육탄전’을 벌이며 싸웠던 이후 누군가의 몸에 힘을 가해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아차’하는 사이 들어온 공격을 막기 위해 누운 자세로 배에 힘을 주며 몸을 틀어 다리를 잡으려는 상대의 손을 피한다. 포지션 체인지. 상대의 다리를 잡아 옆으로 밀어내고 내 몸통을 들이민다. 틈이 보이자 상대의 몸을 나의 몸통으로 누르고 등 뒤로 팔을 감았다. 이겼다! 너무 좋다. 아니다. 재미있다! “죄송해요”라고 해야 할 것 같은 죄책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재밌다. 스파링 상대를 바꿨다. 어떻게든 공격을 막아보려 했지만 근력이 만만치 않다. 등과 다리로 버티며 자세를 쉼 없이 바꿔봤지만, 결국 잡혀버렸다. 졌다. 그래도 재밌다!

이기고 지며 몸을 부딪히는 동안 땀이 뚝뚝 떨어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체력 단련부터 스파링까지 서로 상대가 되는 시간을 보내며 차례로 마주하고, 이야기하며, 대련을 끝낸 뒤 수고했다는 인사와 함께 모두 소리를 내 웃고 있었다.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 연방 웃었다. 그러다 보니 체감 시간 1분 같은 1시간이 거짓말처럼 지나갔다. 일주일 새 가장 밀도 있는 한 시간이었다.

지난 몇 달간 주짓수를 배웠다는 신혜정씨는 “스파링은 언제나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이 생긴다. 이번엔 내가 졌어도 다음엔 내가 이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안 좋은 일 생기면 이번엔 내가 졌지만 다음엔 내가 이길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실패하고 실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며 아직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 주짓수를 ‘영업’했다. 이날 처음 주짓수를 해봤다는 강승연씨는 “오늘 처음 보는 사이지만 운동하면서 친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킥복싱도 하고 있다는 그는 “주짓수와 킥복싱 모두 격하고 무섭다는 인식이 있지만 관장님에게 배우면서 따라 하면 다치지 않는다”고 했다.

“일단 망설이지 말고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운동을 나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으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해본 운동, 그리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운동이 있을 뿐이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19121516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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