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오른손은 턱에 바짝, 왼손은 눈높이로 들어 올려 길게 내뻗으며 잽!"


오채윤 ‘위밋업스포츠’ 복싱 강사(전 국가대표 복싱 선수)가 지난달 14일 용인의 한 복싱장에서 열린 복싱 수업에서 미트를 들고 참가자에게 주먹을 뻗어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복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 기본자세를 만드는 시작은 스트레칭과 줄넘기였다. 배동미 기자

오채윤 ‘위밋업스포츠’ 복싱 강사(전 국가대표 복싱 선수)가 지난달 14일 용인의 한 복싱장에서 열린 복싱 수업에서 미트를 들고 참가자에게 주먹을 뻗어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복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 기본자세를 만드는 시작은 스트레칭과 줄넘기였다. 배동미 기자

“자, 가드 올리고 앞에 거울을 보세요. 내 코를 때린다고 생각하고 툭, 툭 주먹을 뻗습니다. 계란을 쥔 것처럼 주먹을 쥐고 툭, 툭! 두더지 잡기 아닙니다.(웃음) 툭 털어서 앞으로 잽! 스텝 나오면서 잽. 손 떨어지면 안됩니다. 턱 당기고 잽, 잽, 잽.”

지난달 14일 경기도 용인시 한 복싱장에서 열린 ‘위밋업 스포츠’(Wemeetup Sports)의 복싱 클래스에서 오채윤 위밋업스포츠 강사(전 국가대표 복싱 선수)의 구호에 맞춰 열 일곱명의 여성들이 잽을 날렸다.

오른쪽 손은 턱에 대고, 왼쪽 손을 눈높이까지 올려 앞으로 길게 내뻗는다. 어깨 넓이로 벌린 발을 45도 돌려 몸을 틀고, 무릎은 살짝 굽힌 채 앞꿈치에 체중을 실어 가볍게 뛴다. 급소가 공격 당하지 않도록 턱은 몸쪽으로 당긴다. ‘복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 이 기본자세를 만드는데만 90분 수업에서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자세의 시작은 스트레칭과 줄넘기였다.


“복싱은 주먹질이 아니다. 자기 것을 지키며(방어), 상대의 것을 뺏기 위해(공격) 수없이 기술을 훈련하고 자신의 몸을 담금질해야하는 운동이다. 모르고 보면 원초적이지만 알고 보면 인체의 경이로움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스포츠다.”

수학 선생님에서 아마추어 복서가 된 설재인 작가가 저서 <어퍼컷 좀 날려도 되겠습니다>에서 말한 것처럼 수업은 몸을 풀고 기본을 다지는 수련의 연속이었다. 손목부터 무릎, 허벅지, 종아리, 아킬레스건, 허리, 어깨, 목으로 이어진 전신 스트레칭이 끝나자, 팔 벌려 뛰기로 충분히 웜업이 됐는지를 확인했다. 그 다음은 줄넘기다.

스텝을 많이 쓰는 운동인 복싱에서는 줄넘기를 뛰면서 가벼운 발을 만드는 훈련이 기본이다. 앞꿈치로 뛰는 운동인 복싱은 오래 하다보면 아킬레스건이 짧아질 수 있다.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배동미 기자

스텝을 많이 쓰는 운동인 복싱에서는 줄넘기를 뛰면서 가벼운 발을 만드는 훈련이 기본이다. 앞꿈치로 뛰는 운동인 복싱은 오래 하다보면 아킬레스건이 짧아질 수 있다.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배동미 기자

“‘복싱 체육관을 다녔는데 운동은 안 가르쳐주고 줄넘기만 하더라’라는 이야기도 있죠.(웃음) 스텝을 많이 쓰는 운동이기 때문에 줄넘기를 이용해서 두 발 모아뛰기가 아니라 한 발, 한 발 스텝을 움직이고, 무릎을 올려 복근도 같이 운동합니다.”(오채윤 강사)

줄넘기를 고르는 팁은 양손에 손잡이를 쥐고 줄을 밟아서 골반까지 오는 길이를 고르면 된다. 줄넘기는 2분을 뛰고 30초를 쉬는 패턴으로 3개 세트. “땡!”하는 종소리가 첫 세트 시작을 알린다. “스텝을 움직이면서 한 발씩 뜁니다. 힘들다고 턱은 하늘로 들지 말고 당겨서 정면을 보세요!”

2분이 이렇게 길었던가. 끝을 알리는 종소리는 울리지도 않는데, 여기저기 턱까지 찬 숨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쉬는 시간. “앉지 마세요! 허리 숙이지 마세요! 걸어다니면서 호흡을 정비합니다! 다음은 무릎만 가슴으로 끌어올려 줄을 넘습니다. 최대한 높게. 빠르지 않아도 되니까 가슴으로 쭉쭉 올리세요. 거울 보고!”

거울에 비친 자신을 상대라고 생각하며 정면을 바라본다. 급소인 턱은 당기고 오른손은 턱, 왼손은 눈높이로 들어 가드를 올린 뒤 스탭은 가볍게 앞뒤로 뛰면서 잽을 날린다. 배동미 기자

거울에 비친 자신을 상대라고 생각하며 정면을 바라본다. 급소인 턱은 당기고 오른손은 턱, 왼손은 눈높이로 들어 가드를 올린 뒤 스탭은 가볍게 앞뒤로 뛰면서 잽을 날린다. 배동미 기자

맨손으로 쉐도우 복싱 할 때는 계란을 쥔 것처럼 주먹을 쥐지만 글러브를 낄 때는 주먹을 꽉 쥔다. 부딪히고 마찰이 생기면 다칠 수 있다. 배동미 기자

맨손으로 쉐도우 복싱 할 때는 계란을 쥔 것처럼 주먹을 쥐지만 글러브를 낄 때는 주먹을 꽉 쥔다. 부딪히고 마찰이 생기면 다칠 수 있다. 배동미 기자

아직 복싱의 폼도 잡지 못한 채 지쳐갈 때쯤 드디어 잽을 잡는다.

“어깨 넓이로 벌린 발을 45도로 틀 때 왼쪽 발 앞쪽이 오른쪽 발 꼬리를 보고 대각선이 되면 안정적인 자세가 나옵니다. 거울의 자신을 상대라고 생각하고 가드를 올려보세요. 체중을 실어 타격을 주기 위해 무릎은 살짝 굽히고 뜁니다. 잽은 길게. 앞 뒤로 스텝! 손 떨어지지 않게! 발 간격 좁혀져도 안됩니다. 자, 그만. 발목 툭툭 털어주세요.”

복싱을 오래 하면 아킬레스건이 짧아진다고 한다. 이 스텝이 앞꿈치를 많이 쓰는 동작이라서 그렇다. 발바닥도 매우 아프다. 안 쓰던 발의 근육에 체중을 싣고 스텝을 뛰어서 그렇다.

드디어 복싱 글러브를 껴볼 시간. “맨손으로 쉐도우 복싱 할 때는 계란을 쥔 것처럼 주먹을 쥐었죠. 이젠 주먹을 꽉 쥡니다. 부딪히고 마찰이 생기면 다칠 수 있습니다. 가드 올리고 앞뒤로 뛰면서 잽, 잽.” 남자는 10온스, 여자는 12온스짜리 글러브를 낀다. 글러브는 작을수록 맞으면 아프다. 글러브도 껴보았으니 배운 동작으로 샌드백에 잽을 날려봤다. 6개월간 복싱을 했다는 한 참가자는 원투 스트레이트와 어퍼컷도 날린다.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

글러브를 풀어 낸 참가자들의 손등이 그새 빨갛게 변했다. 손이 덜덜 떨리기도 한다. “오늘은 근육통이 많이 올 거에요. 전완근이 갑자기 딱딱해질 수도 있고, 자다가 약간의 경련이 올 수도 있어요. 충분히 쉬면 괜찮아져요. 마사지 많이 해주세요.”

그렇게 수업이 마무리 되는 듯 싶더니, 선생님은 다시 참가자들을 불러 모았다. “복싱은 타격감을 얻고 난 다음 거울을 보면서 다시 수련해야 합니다.”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낸 플랭크를 마지막으로 이날 운동은 끝이 났다.

타격감을 익힌 뒤 복싱의 마무리는 다시 거울을 보면서 수련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날은 플랭크 자세를 통해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것으로 수업이 끝났다. 배동미 기자

타격감을 익힌 뒤 복싱의 마무리는 다시 거울을 보면서 수련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날은 플랭크 자세를 통해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것으로 수업이 끝났다. 배동미 기자

처음 복싱을 해 본 정진영씨는 “선생님이 미트를 잡아주셔서 실제 타격감도 느껴봐서 재밌었다”며 “맞는 느낌이 스트레스를 풀리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매일 아침 유도를 하고 있어 대련 운동에 익숙하지만 ‘내가 복싱을 할 수 있을까’라는 심리적 장벽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링 위에서 스파링을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와서 뛰어보면서 하나씩 해나가면 성취감도 들고 좋을거 같아요. 운동을 한다는 것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니 걱정말고 시작하세요!”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0011216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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